"권력의 꼭대기에 서 있는"
왕가의 모습은 어땠을까.
특히 대국인 중국의 눈치도 봐야 하고, 정통으로 왕이 되지 못해 신하들의 눈치도 봐야 하는 왕은 어땠을까.
영화는 아들이 삐뚤어질 수밖에 없었고 아버지가 비정할 수밖에 없었던 당위성을 적절히 설명하고 있는 것 같다.
영조가 사도세자의 죽은 얼굴을 만지는 장면은 자식을 가슴에 묻는다는 옛이야기를 떠오르게 했다.
아들은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애썼다. 기질은 달랐고 시대는 그를 받아줄 수 없었다.
조금의 모자란 모습이나 판단 착오에도 왕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또 무너지는 순간 죽음일 수밖에 없는 꼭대기에 서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아들에게 혹독하게 알려주고 싶었을 것이다.
자신의 아들을 희생시키지 않고는 나의 가문, 또한 나의 손자조차 위험할 상황에서 왕은 그리고 아버지는 가슴이 아프지 않을 수 있을까.
누군가에게 아들, 딸이면서 누군가에게는 부모인 아이러니한 상황들이 이 이야기를 멀지 않게 느껴지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