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 가운데에 핀 진짜 사랑이라는 꽃"
아가씨는 다른 이들의 욕망 안에서 태어나 자랐다.
그의 아버지는 부자가 되려는 야망을 가지고 일본만 아내와 결혼했으며 이모부는 일본인이 되려는 욕망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그는 성적 소설을 성적으로 극대화시켜 읽도록 아가씨를 교육시킴으로써 돈에 대한 욕구 그리고 성적인 욕구를 채웠다.
가짜 백작은 아가씨의 상속재산을 차지하려는 욕망을 가지고 그에게 접근했다.
그 와중에 숙희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숙희는 애초에 백작과 아가씨에게 이용될 인물로, 그 또한 아가씨의 재산을 탐하여 백작의 말에 속아 아가씨의 하녀로 일하게 된다.
숙희는 모성애가 강한 캐릭터이다.
그는 자신이 보모로 있는 아이들 모두에게 젖을 물리고 싶은 여자이다. 자신의 식구들을 모두 먹여 살리고 싶은 여자이다.
그런 숙희에게 아가씨는 천지에 아무도 없는 가엽고 순진한 아기이다.
어릴 적 엄마를 잃은 아픔을 가진 돌봐주고 싶은 자신의 모습이다.
그러나 자신의 식구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속여야 하는 사악한 욕망의 주체이다.
그러나 이러한 욕망 안에서 사랑이 자랐다.
아가씨는 숙희를 이용하려고 하였으나 숙희는 아가씨의 가장 여린 부분을 보듬었다.
숙희가 자신을 이용하려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숙희를 향한 자신의 사랑을 자신을 죽임으로써 접으려고 했지만
그 순간 꽃은 피어났다.
숙희는 사랑에 빠졌고 진짜 사랑은 피어났다.
그 이상한 집 마당에 있던 벚꽃처럼.
숙희가 책들이 있는 서재에 들어가 모든 것을 파괴하는 장면은 묘한 카타르시스를 준다. 아가씨의 아픔과 그를 속박했던 모든 것들을 던지고 찢고 밟는다. 이것이 숙희라는 캐릭터의 힘이고 사랑의 힘이다.
백작은 이모부에게 잡혀 죽음을 맞이하며 아가씨를 떠올린다. 그는 항상 남들을 속여왔으나 아가씨에게 속았다.
그는 그녀를 좋아하게 되었으나 그녀의 눈빛을 흔들리게 만들지 못했다.
사랑은 나를 가두던 모든 틀을 깨버리고
가장 두려운 것으로부터 벗어날 용기를 준다.